요즘 경제가 어렵다 보니 內衣가 좀 팔리는 모양이다. 그럴 수밖에 없겠다. 다행이다. 겨울에는 봄 내의만 입어도 체온유지에 큰 도움이 될 수가 있기 때문이다. 늦은 11월 말일게 인데도 집에 있을 땐 운동복 한 벌쯤만 입고 있으면 보일러를 끄거나 난로가 없어도 견딜만하다.
↑↑ 이태현씨(임실군애향운동본부장,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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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이 기억난다. 추석이나 설이면 선물로 부모님께서 내의 한 벌에 고무신이나 운동화 양말 한 켤레면 그만이었다. 그래도 큰 선물 이였다. 명절을 앞두고 자랑삼아 먼저 입고 나가서 자랑을 하기도 했다.
요즘은 양복이나 구두로 변했지만 그때는 난방이나 단열이 어려워 그럴 수밖에 없었다. 농촌경제사정에 입는 것은커녕 먹고 살기도 어려운 시기였다.
예전엔 내의가 없어서 못 입었는데 요즘은 입지 않고 버티는 이름 하여 알몸 패션으로 변해가고 있다. 다시 말해서 벗어 던지는 패션이 돼 버렸다. 오히려 감춰야 할 여성들의 신비스런 일부분 까지도 일부러 내 보이는 세대가 온 것이다. 종아리 보다 더 깊은 허벅지는 물론이고 심지어 유두가 보일락 말락 하게 하거나 배꼽도 내 놓고 다니는 세상이 왔다. 그것이 진화된 패션이다.
요즘엔 좀 덜한 느낌이 든다. 각종 기관이나 단체들이 내의 입기 캠페인을 벌리고 있다. 에너지를 절감하는데 큰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경제학자들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내의를 입고 생활하거나 근무를 한다면 한해 겨울에 1조원 이상의 연료비가 절약 된다는 통계도 내 놓았다.
1조원이면 웬만한 시단위급 예산이다. 더불어서 섬유회사도 잘 돌아 가고 일자리도 창출되면서 요즘 같은 어려운 시기에 경제를 살리는데도 큰 도움이 될 듯싶다. 그것이 애국이다. 애국자가 따로 없다. 애국도하고 기름도 아낄 겸 며칠 전부터 봄 내의중 상의만 입고 잠자리에 들었더니 좀 거추장스런 맛은 있어도 어깨가 따뜻해 참 좋았다. 계속해서 입고 자야 하겠다는 마음이 굳혀 졌다.
중국을 10여 차례 다니다가 12월 중순께 만리장성 성곽에서 잡상인을 만난 적이 있다. 칼바람이 부는데 화로도 없이 추위를 용케도 버티고 앉아서 물건을 파는 아낙네를 유심히 처다 보다가 장난기가 발동해 바짓가랑이를 한번 올려 봤다.
그냥 올리면 화를 낼까봐 물건을 하나 산후에 올려 봤더니 아니나 다를까 내의를 3벌이나 끼어 입고 있었다. 난 그 당시 바지만 입고 있어서 털이 숭굴숭굴한 내 바짓가랑이를 올렸더니만 깜짝 놀란 것이 아닌가. 습관이라고 하지만 이제는 동내의는 몰라도 봄 내의 정도는 입고 에너지 정책에 앞장 설 때가 왔다. 자동차문화도 한몫을 하고 있다. 나서면 자동차가 있고 올라타면 히터에 에어컨이 의복을 대신하고 있으니 필요 없게 됐다. 하지만 사무실은 그렇게 하면 안 된다. 온 국민이 에너지 절약에 동참해야 한다.
내의 종류에는 참살이내의, 7부내의, 기능성내의 등 종류도 많다. 몸이 따뜻해야 순환기가 좋아지고 숙면도 할 수가 있으며 감기예방에도 좋으니 요즘 유행하는 신종플루도 감히 덤비지 못 할 것이다.
못 입고 못써서 경제에 쪼들리는 것도 억울한데 추위란 놈한테 까지 주눅이 들어야 하고 지친 몸을 내 보여야 하는가 말이다. 추위에 지치면 온몸을 움츠리기가 일쑤다. 내의를 입고 어깨를 편 후 당당히 걸어 보자. 허리를 굽히면 건강에도 나빠지고 남이 보기에도 흉하다. 우리 호주머니엔 돈은 없어도 불끈 쥔 주먹은 들어 있기에 없어도 있는 척 걸음이라도 당당하게 걸어 보다는 것이다. 그것이나 자기 맘대로 말이다. 누가 뒤에서 손가락질을 하든 말든 당당한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고 싶어진 것이 요즘 세태다.
김성수 기자 / worldag@hanmail.net입력 : 2010년 01월 09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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