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매일 자기가 일하는 일터로 간다. 직장인들은 자기가 근무하는 근무처로, 농부는 논이나 밭으로, 상인은 가게나 사무실로 출근하여 자기가 해야 할 일을 하고 일을 마치면 퇴근을 한다. 일터에서 돌아온 사람들은 반복되는 일과에서 지루함과 피곤함을 호소하기 일쑤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고 목구멍이 포도청이니 어쩔 수 없이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어서 주말이 와서 일하는 동안 받았던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런 생각으로는 자기의 일에 만족이 있을 수 없고 따라서 일의 성과도 부진하고 그가 소속한 회사도 잘 될 수가 없다.
“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 노자(老子)의 한 구절이다. 일을 잘 아는 사람이 일을 좋아하는 사람에 미치지 못하고 일을 좋아하는 사람이 일을 즐기는 사람에 미치지 못한다고 해석할 수 있는 노자의 이 가르침은 오늘을 사는 현대인에게도 꼭 필요한 것이다. 자기가 하는 일을 즐겁게 생각하는 사람에겐 하루를 시작하는 출근길이 신나는 길이 된다. ‘오늘도 즐거운 일을 하러 가는 나는 행복하다’ 고 생각하는 사람과 ‘이 지겨운 일을 또 하러간다니 지겹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회사에 출근하여 해내는 일의 차이는 아마도 극과 극이 될 것이다. 즐거운 사람이 해내는 일에는 열정과 창의력이 넘치게 될 것이고 지겨운 사람이 해내는 일에는 지난 일을 답습하는 정도의 성의 없는 결과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
현대그룹의 창업자인 정주영회장은 밤에 잠자리에 들면서도 “어서 날이 밝았으면 좋겠다. 내일은 어제보다 더 즐거운 일들을 할 수 있을 것이니까”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매일 소풍가는 기분으로 출근을 하던 그가 이뤄낸 현대의 기적은 거저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일을 즐길 줄 아는 그의 적극적인 사고방식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CEO의 이러한 즐거움은 사원들에게 확산되고 사원 모두가 즐거운 마음으로 일을 할 수 있게 만들어 회사는 발전하게 되는 것이다.
필자는 우리 임실군 공무원들이 이처럼 즐거운 마음으로 출근을 하고 일을 할 수 있어야 임실이 발전하고 군민들이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공무원들은 거의 대부분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해서 크고 작은 불만을 가지고 있고 만족하지 못한다. 인사, 급여, 사무환경, 담당업무 등 모든 부분에서 만족하고 즐겁게 일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공무원들의 불만은 습관성이고 입에 달린 말처럼 아무 때, 아무 곳에서나 나온다. 행정업무의 대부분이 창의적이지 못하고 지난 일을 되풀이하고 있기 때문에 생긴 타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세금을 내서 그들에게 봉급을 주는 국민들을 생각한다면 괘씸하고 불쾌할 수밖에 없다.
필자가 1965년 임실군청에 근무하던 시절 하급공무원들은 겨우 쌀 2가마를 살 수 있는 정도의 급여를 받으면서도 밤늦은 시간이 돼서야 퇴근을 했다. 밤에까지 쓸 조개탄이 없어 난로조차 피우지 못하고 야근을 하다보면 동상이 걸리기 일쑤였지만 그 시절의 공무원들은 사명감이 있었고 충성과 복종을 의무로 알았다. 지금의 공무원들은 사회에서 인정하는 엘리트이다. 그리고 지난날에 비해 엄청나게 높은 급여에 상여금과 각종 수당을 받아 풍족하지는 않지만 자녀들의 교육비까지 받아가며 생활을 영위하는 데는 그다지 부족함이 없다.
사람의 욕망은 끝이 없고 아무리 올라가도 더 높이, 아무리 많이 벌어도 더 많이 갖고 싶은 것이다. 위만 바라보며 욕심을 내면서 자기계발과 담당업무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려하지도 않는 공무원은 퇴출되어야 마땅하다. 하루 9시간 근무하면서 실제 업무에 전념하는 시간이 과연 얼마나 되는지 자신의 하루를 면밀히 검토해본 일이 있었는지, 과연 몇 시간이나 제대로 일을 했는지 반성해보자. 단언하건대 제대로 업무에 열중한 시간은 많아도 3시간을 넘지 않을 것이고 대개는 한 두 시간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자신이 받는 보수만큼 제대로 일했다고 자신 있게 나설 수 있는 공무원이 과연 몇이나 될지... 이런 근무분위기는 오랜 전통으로 굳어진 공무원의 인사제도가 연공서열을 골간으로 두고 상사의 근무평정과 근무부서의 순위, 교육점수 등이 가감되어 서열이 정해지므로 열심히 일을 하는 것 보다는 상사에 잘 보여 평정점수를 더 받는 것이 수월하게 승진하는 방법인 것을 공무원들이 잘 알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단체장이 정말 사심 없이 주민과 조직의 발전을 위해 제대로 일하는 사람들을 발탁하고 중용하는 인사행정을 펼친다면, 주민과 공무원조직 내부에서도 승복하는 바른 인사를 편다면 근무분위기는 얼마든지 새롭게 할 수 있다고 본다.
선거 때 나를 위해 일한 사람, 그런 이들로부터 부탁받은 사람을 염두에 두고 인사를 해서는 모두가 승복할 수 없고 공무원 조직은 흔들리기 마련이다. 지금까지 임실군의 인사가 거의 대부분 인사권자의 개인적인 판단과 남모르는 이유에 의해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임실군이 오늘의 모습으로 헤매고 있음을 인사권자인 군수가 깨달아야 한다. 벌써 선거 때 기여한 아무개 실장을 서열을 무시하고 승진시켜 중용할 것이라는 소문들이 나돌고, 몇몇 군수당선에 기여(?)한 공무원들이 승진 또는 영전할 것이라는 있어서는 안 될 소문들이 8월 인사를 앞두고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제발 강 군수의 첫 인사가 군민들을 실망시키거나 스스로 무덤을 파는 어리석음에 빠지지 않기를 바란다. 인사는 만사(萬事)라 했다. 인사가 바르면 모든 것이 순리로 풀려나간다는 의미다. 공무원 모두가 출근길에서 오늘하루 즐거운 마음으로 열심히 일을 하고 싶은 그런 분위기를 만드는 강 군수의 인사에 군민들의 시선이 쏠려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임순남뉴스 기자 / worldag@hanmail.net입력 : 2010년 07월 06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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